민족의  대서사시

 
천지(天地)여
하늘이여
거룩하여라 
거룩하여라
 
천지(天地) 우러러 
대자연 하나 어우러진 민족이여
 
태고 천고의 나라 
이슬 밟고 별빛 밟고 
그 태초 두레 세상 빛으로 
도와 덕을 이룬 백성이여
 
해 돋는 땅 
동으로 동으로 온 세상
태양의 빛 
흰 빛을 섬기며 살아 온 백성이여
 
너의 이름은 
천손이었노라
천지(天地)의 자식이었노라
 
저 거대한 
히말라야산맥 넘고 
곤륜산맥도 넘어
절망과 시련 속에 피어난 
윤회의 꽃
새벽어둠 찢고 
찬란한 아침 해로 솟는구나

만겁의 목숨 바쳐
겨우 얻어진 만겁 뒤의 한 목숨인 것을
 
천손의 목숨 하나 얼마나 많은 
죽음과 죽음이 이룬 찰나이더냐
 
아-
거역할 수 없는 대천명 안고
장엄한 광명의 진리로 
억겁의 시간을 깨운다
 
찬란한 아침 햇빛에 
금빛 날개로 나는 새여

천손이어라
천손이어라

저 만년의 별빛 어디 갔느냐
저 만년의 눈빛 어디 갔느냐
 
몇 천 년 
슬픔 죽이고 
기쁨도 죽이고 
울음도 웃음도 
죽여 버린 욕된 세월
 
천지(天地)의 죄인이었노라 
인류의 죄인이었노라 
민족의 죄인이었노라
 
옛날 옛적 
숙신 이래
예맥 이래 
부여 
고구려 
발해 
고려 
조선의 비겁한 역사로 비롯된 
36년의 굴욕이었노라
 
50여년 허리 잘린 
썩은 역사
빼앗긴 역사 
한의 역사여
우리의 울음마저도 죄이구나
 
죽은 넋으로도 다 할 수 없는 
천둥벌거숭이로 살아 온 백성아 
산천초목의 손가락질 받는 
부끄러움은 어찌할 것이며
 
외침과 전쟁 
폭정과 반란
악질과 굶주림으로 죽어간 한에 가득 찬
이 비극의 어둠은 또 어찌하려 하는가
 
삼천리 이 작은 반도에 
원귀들의 아우성과 통곡이 흐르건만
몸서리로 진노하는 
넋서리로 진노하는 
그 절규와 원한 안고
 
천지(天地) 지엄한 바다
만물의 어머니 앞에 엎드린 
백성 그 누구던가
 
백두 큰 산 봉우리에 올라서서
피눈물로 울었던 
백성 그 누구였던가
큰 세상 부여안고 살아가라 했건만
겨레와 세상을 위하여 
진리를 위하여 살아가라 했건만
 
천년 십승지 
좋은 혈 찾고 
좋은 터 찾아
조상뼈 눕히고 
자식 안택 시켰거늘
어찌 이 나라 이 백성
집집마다 이 모양 이 꼴이더냐
 
천년 눈빛 흐리고 
천년 기상 흩어져
천 번이나 짓밟히고 닫혀버린 
역사를 깨우치지 못하는구나
 
천손이여
 
너, 
이 땅이 어디인지 알고 왔으련만
너, 
이 민족 
이 땅의 기쁨은 진정 온 세상이 
한 덩어리 되는 기쁨이어야 하건만
너,
만고풍상 다 맞고도 
피울음으로 울어야 할 기쁨이어야 하건만
 
천지(天地) 근본을 버리고
하늘에 빌고 
땅에 빌면서
비나리로 살아온 백성이구나
 
도를 버리고 
덕을 갖추지 못한 백성
그래서 헐벗고 짓밟히며 살아 온 백성
나라가 기울어야 
비로소 임자 되는 백성 되어
만 리 황진 속에 서 있구나
 
그러나 질긴 백성이구나
진리를 불태울 백성이구나
하늘 아래 
온 인류 다스려 갈 백성이구나
 
귀한지고
숭엄한지고
 
인류를 위하여 
알몸으로 죄를 태워라
우주를 위하여 
온몸으로 업을 태워라
 
천손이여
 
천지(天地) 근본을 찾아 
뼈를 깎아 이룬 
만고의 법을 안고 
요하 벌판을 달려라
바다 건너 아득한 
인류의 꿈을 불러라
 
저 푸른 하늘
그냥 하늘이 아니구나
인류의 몸뚱이 찢겨진 
능지처참의 아픔이구나
몇 천 년 쏟아내지 못한 
한의 눈물이구나
 
천손의 
무능과 회한을 다 바쳐 
통곡을 등에 지고 온 세월
저 푸른 하늘에 
무엇이 있어 우리를 미치게 했는가
칠천만 한겨레의 
절절한 한이 있고 
지구 곳곳마다 
꽉 찬 인류의 통곡이 있었구나
 
저 푸른 하늘의 슬픔을 보라
삼라만상의 골수를 빨아 먹고 
인류의 꿈을 산산이 부셔 버린
우리에 대한 분노에 찬 응징이구나
 
저 검푸른 파도의 분노를 보라
너무나도 오랜 세월 건달로 살아 온 
백의민족에 대한 
땅의 추방이구나
 
천년을 다시 시작하는 
천년을 새로 시작하는
민족의 
뜨거운 피와 숨결은 등에 지고
간절한 
온 인류의 열망은 가슴에 안고 가거라
 
우렁찬 천지(天池) 
열여섯 봉우리에
목숨 찢어 걸고 가거라 
확신을 가지고 가거라
백두 천지(天池)에 두 발 디디고 
한 덩어리 붉은 넋으로 일어서거라
 
이제야 비로소 
천지(天地)의 자식이구나
천손의 이름과 함께
까마득한 그 영광이여 
파도쳐 오라
온 세상 바다 뒤집어 
용트림으로 치솟아 올라라
 
억조창생 위한
만고의 법을 안고 가거라 
하늘을 우러러 울부짖어라
이 땅에 
정의가 개선하는 그 날까지
내 죽음 
네 죽음으로 다 하겠노라고 
진리를 위하여 
한 목숨 바치겠노라고
 
천손이여 
진리가 춤추어야 할 
이 지상에
저 오만한 빌딩밖에 세우지 못하는가
그것은 우리의 죽음이다
 
이 세상 만물지중 
사람이 으뜸이거늘 
한 찰나의 
목숨도 지존이거늘
어둠을 만들어가는 
저 눈빛도 거룩하구나
새벽을 열어가는 
저 손길도 거룩하구나
 
여기, 
하늘과 바다가 한 몸으로 부둥켜안고 
불타는 땅 있어
삼라만상의 정수리다 
인류의 태초요 
근본이다
천지(天地)의 자식들아 
이제야 억조 억만 이슬로 
하나가 되는구나
 
천지(天地)의 우렁찬 
그 기상과 지혜로
동서남북 문을 열어
자자손손 젖먹이고 키워 내어 
사람세상 이루어라
 
바다만한 가슴으로 
만경창파로 달려가라
온 인류의 어둠 속에 
진리의 횃불 세상 이루어라
우리 겨레 한 덩어리 되어 
온 세상 이루어라
 
眞 政
https://youtu.be/A9LXTJUip3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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